Search

뉴스

뉴스

디자인뉴스 | 팔순 넘어 활짝 핀 영국의 할머니 화가, 로즈 와일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IDSC 작성일18-04-17 10:23 조회282회 댓글0건

본문

 

 

 

 


이렇게 자유롭고 발랄한 색채와 주제라니!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6 

컨템포러리 예술작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아트스페이스에서는 최근​ <로즈 와일리 Rose Wylie를 컬렉팅할 네 가지 이유>란 기사를 냈다.

최근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치렀고, 일간신문 <가디언>에서 '이 시대 회화의 길을 제시한다'고 극찬 받았으며,

쿠엔틴 타란티노의 <칼빌> 같이 쉽게 와 닿는 대중 문화를 모티프로 한데다, BBC 라디오의 아티스트 초청 프로그램에 등장했다는 거다.

그들의 말처럼 이 정도 핫한 아티스트가 늘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내용에 눈이 갔던 이유는 그녀의 작품이 정말 독특해서다. 영국 켄트 출신, 1934년생 올해 한국 나이로 85세라는 얘긴데 작품이 아이처럼 활기차고 노골적이다.

언뜻 장 미셸 바스키아가 스쳐간다. 와일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이 든 사람들을 환영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뀐 건 알지만 그래도 나이가 아닌 작품으로서 알려지고 싶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녀의 나이 때문에 작품에 더 관심이 가는 건 사실이다.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6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6 

일단 작품의 주제를 보자. 작가이기 이전에 일반인으로서 그녀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대상을 다룬다.

예를 들어, 쿠엔틴 타란티노와 베르너 헤어조크 류의 기이하고 폭력적인 영화를 좋아하는데 영화에서의 인상적인 신이 그림의 단골 모티프가 되는 식이다.

대상의 클로업과 와이드앵글을 번갈아 오가고 대상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는 것 역시 영화와 만화에서 받은 영향이다.

그림 위 텍스트가 자막이나 말 풍선처럼 기능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가 하면 칸 영화제에 등이 노출된 드레스를 입고 참석한 니콜 키드먼, 축구 팀,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그리기도 한다.

대중적 소재, 자유로운 표현력, 발랄한 컬러로 뒤덮인 커다란 캔버스는 젠 체라곤 없이 관객과의 즉각적인 소통을 시작한다.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6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6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도 있다.

ER & ET (2011)는 엘리자베스 1세의 초상화인 Rainbow Portrait (c. 1600~1602)의 화려한 망토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데 막상 그림 안의 주인공은 하얀 수영복만 허너 달랑 입었다.

여인을 둘러싼 눈과 귀는 반복되어 패턴마냥 화려해 보인다.

여왕 엘리자베스 1세와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이니셜을 딴 이 그림은 대중에게 노출됐던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 총리 토니 블레어가 비판한 영국 국민의 올바르지 못한 식습관이 주제인 Choco Leibnitz (2006)도 있다.

작가는 가능세계 이론을 논한 철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를 제목에서 언급하며 평소 본인이 좋아하는 초콜릿 비스킷을 자신의 입과 함께 커다랗게 그려 넣었다.

유쾌하지만 한 순간 심각해질 수도 있는 게 와일리식 위트다 (그녀가 존경하는 화가가 필립 거스턴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7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7 

​생각해보면 그녀의 작품에는 늘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있었다.

지난 겨울 내내 서펜타인 새클러 Serpentine Sackler 갤러리에서 소개됐던 Park Dog & Air Raid (2017)는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무게를 지니고 있다.

켄싱턴 가든을 무대로 현재의 서펜타인 갤러리 건물이 서 있는 가운데 강아지들이 천진난만하게 뛰어 놀고 하늘 위엔 비행기들이 떠다닌다. 평화로운 공원 풍경 같아 보이지만 천만에.

작가는 이번에 전시를 위해 기쁘게 공원을 찾았을테지만 오래 전 이 지역에 짧게 거주한 때의 전혀 다른 기억이 있다. 1940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공습을 받고 전투기로 뒤덮였던 공원 위 하늘이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기억의 속성, 그리고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요인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7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7 

​이쯤 되면 표현 방식은 투박하고 거칠어도 작품이 부단한 관찰력과 사색을 동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틀에 박힌 것을 진부하지 않게 바라보고자 하는 작가의 성향과도 일관된다. 와일리는 여전히 영국 남동부에 자리잡은 자신의 고향 켄트에 거주하며 17세기 오두막에서 작업하고 있다.

미술 대학을 졸업했지만 가정을 꾸리느라 손을 놓았다가 45세에 다시 런던 왕립미술대학에 입학했다고 한다.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7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7
78d1257b460bc8464018f95f1fcf50b8_1523927 

"집요하게 버티다 보면 진력이 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중단했던 경험이 있으면 그러지 않아도 되죠. 하나를 했다면 다른 것으로 다시 시작하면 되요." 작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뭔가를 했다가 그게 끔찍해보이면 (프레임에서 캔버스를) 벗겨내고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이 시대가 로즈 와일리의 회화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 안에 작가의 뚝심이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세월이 무색하리만치 여전히 천진하고 투박한.

로즈 와일리의 개인전 'Lolita's House'가 데이비드 즈워너의 런던 갤러리에서 4월 20일부터 5월 26일까지 마련된다.​

​출처: 디자인 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