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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뉴스 | [제품디자이너 성정기] 자주 받는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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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DSC 작성일18-02-26 11:06 조회2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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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디자인이 동시대 주목할만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제품디자이너 성정기

그가 자주받는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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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기 디자이너

성정기

제품디자이너. 1997년, 27세의 나이로 국민대 공업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 3학년 때 'LG전자 국제디자인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졸업 후 LG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더 큰 꿈을 위해 6개월 만에 그만 두고 2004년,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IDEO에 첫 한국인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오래된 디자인 회사 중 하나인 루나(Lunar Design)에서 7년동안 근무했으며 현재 디자인 컨설팅 기업 데이라이트(Daylight Design)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www.junggisung.com

 

성정기 디자이너에게 집요하게 물었다. 탁월한 디자인 실력의 비결과 해외에서 디자이너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그는 기대이상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디자인의 비결

 하루일과가 어떻게 되나?

딱 정해진 일과는 없다. 가끔 아침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동료들과, 저녁에는 뮌헨에 있는 동료들과 컨퍼런스 콜을 하고 일주일에 두번 운동을 가르치는 강사분을 사무실에 모셔서 팀원들과 운동을 배우는 정도가 규칙적인 패턴이다. 그 외 시간은 자유롭게 쓴다. 디자인 아이디어가 아침 9시가 되면 나오다가 오후 6시가 되면 뚝 끊기는게 아니지 않나. 프로젝트 기간이 2주라면 열흘은 책을 찾아보거나 쇼핑몰이나 박물관을 가면서 생각을 하고, 나머지 사흘동안 목업을 만드는 등 디자인을 구체화한다.​

일상적인 제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디자인하는 비결이 궁금하다.

감각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어떤 소리가 나지?​' 눈에 보이는 형태는? 냄새를 맡아보면 어떨까? 촉감을 어떻지?.'

시각,촉각,후각,촉감 순으로 제품을 관찰하고 특정한 감각을 강조해서 디자인적 특징을 만든다. 감각은 하나가 될 수도 있고, 두어 개가 섞일 수도 있다. 개인 작업을 할 때 자주 쓰는 방법이다.

감각​기관을 활용하면 무엇이 좋은가?

디자이너들이 제일 많이 사용하는 건 감정 언어이다. '우아하다','미니멀하다'같은.

하지만 감정 언어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우아함'과 당신이 생각하는 '우아함'이 전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듣다','만지다'처럼 감각을 동반한 행동 언어를 키워드로 잡으면 동료나 클라이언트와 눈높이가 훨씬 비슷해지고 소통이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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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헤어 드라이어' 일정 시간 이상 사용하면 달아오르듯 색이 변해 사용을 적절히 제한하도록 유도한다. 시각적인 장치로 사용자의 행동을 바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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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린스,트리트먼트의 용기 표면에 다른 촉감을 부여한 제품. 샤워할 때 눈을 감고 만지는 것만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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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라이트 지사 세 곳의 시간을 알려주는 세 개의 시계. (위에서부터)서울,뮌헨,샌프란시스코의 현재 시각이다.

해외에서 디자이너로 일한다는 것

​해외에서 디자이너로 일한다는 건 어떤 장점이 있을까?

내가 해외로 가려고 한 이유와 연결이 될 것 같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디자인 역사가 짧고 관심이 높지 않다 보니 디자이너가 부분적이고​
​수동적인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최상위 그룹에서 디자이너로 좀 더 많은 역량을 펼쳐보고 싶었다.

축구로 따지면 영국 프라미어 리그에 가고 싶은 마음이랄까.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에 소속되어 또 다른 최강 팀과 맞붙으면서 본인의 디자인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배울 수 있다.

 

실제로 일해 보니 어땠나?

동료들이 각자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IDEO에 다니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특이한 고수들을 많이 만났다.

명함에 '시인'이라는 직함을 가진 직원도 있었다. 저 친구는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보니 디자인 전략을 짜다 보면, 키워드를 뽑아내는 일이 많은데, 시인은 단어 하나를 골라도 우리와 차원이 다르다고 하더라(웃음). 아무리 어수룩하게 생긴 사람을 만나도 어떤 특기를 가지고 있을까,

혼자 상상하게 된다. 실력도 최고지만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았다. 유연하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 사람을 대하는 자세,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등 복합적인 면에서 정말 좋았다. 프로들과 함께 있다보니 스스로 부족한 점은 반성하게 되고, 끊임없이 노력하게 된다. 디자이너로서 굉장히 상승할 수 있는 분위기다.

 

단점은 무엇인가?

그 외 모든 것이 단점이다.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게 나의 문화를 이해시키고 그들의 문화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 때 나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생전 처음으로 외로움을 피부로 느꼈다. 밥을 먹고, 이동하고, 물건을 사는 평범한 상황조차 외로웠다.

디자이너는 여러가지 감정을 일상에서 느껴야 하는데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너무 크다보니 다른 감정이 침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디자이너에겐 분명한 약점이다.

업무적으로는 능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해고당할 수 있다.

해고가 법적으로 까다로운 한국과는 다르다. 고용 유연성이 커서 이직이 자유로운 만큼 인력을 자르는 것도 자유롭다.

실제로 그렇게 나간 동료들도 여럿이다.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데, IDEO의 경우 직원들 자체가 경쟁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경쟁을 즐기지 않는 성향이라면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비자도 복잡한 문제이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면 취업 비자로 일하다가 일정 기간 이상 오래 머무르려면 이민 비자로 갱신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지원해주는 회사가 많지 않다. 회사가 이민 비자를 지원해주길 기대한다면 굉장한 업무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는 문제지만 외국에서 일하려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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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한 켠에 있는 액자들. 성정기 디자이너와 동료들이 스케치를 넣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디자이너를 보면 시니어 디자이너까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반면 디렉터 이상의 연차에 다다르면 귀국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이 해외로 진출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사례도 많지 않아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사람마다 사유가 다를 수 있으니까. 다만 게임,영화,자동차 산업에서는 디렉터 급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를 찾아볼 수 있지만 산업 디자인 회사나 디자인 컨설팅 회사에서는 상당히 드문게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클라이언트 관계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디렉터 이상이 되면 클라이언트를 끌어오고 관리해야 하는데, 현지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며 다양한 분야에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이 훨씬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전혀 인연이 없는 클라이언트가 찾아오는 경우보다는 같은 학교를 다닌 친구 또는 지인을 통해 다리 건너 알게 된 회사에 의뢰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승진 제도가 있는 인하우스에서 디렉터역할을 하는 한국 디자이너는 종종 있지만, 외부 클라이언트를 상대해야하는 디자인 컨설팅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나도 비슷한 경우다. 내가 순​수하게 내부 디자인 팀에 집중하는 디렉터 역할을 자처한 까닭도,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디렉터라면 다양한 계열의 사람들과 친분을 맺어야 하는데 나는 유학 경험이 없고 아는 사람들도 거의 대부분 디자이너다. 비즈니스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데 별로 흥미도 없고 디자인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건 자신이 없다(웃음).

해외 취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내가 해외로 나갔을 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인터넷이 엄청나게 발전했기 때문에 여기서도 얼마든지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굳이 해외로 나가야 인정받는 시대도 아니다. 포트폴리오 사이트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어디에 있든 자기 작업을 세계 무대로 발표하고 실시간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비자나 성향 차이가 문제가 된다면 인터넷을 이용해 마치 해외에 있는 것처럼 활동할 수 있다.

해외 취업을 결심한 학생들에게는 이런 말이 와닿지 않겠지만 외국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돌아가는 학생이 80%, 나머지 20%의 절반은 현지에서 5년을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다. 신중하게 고민하고 시대의 이점을 영리하게 이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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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라이트 동료들과 성정기 디자이너 (사진에서 왼쪽)

출처 https://blog.naver.com/designpress2016/221214474852 [Oh! 크리에이터]​